2016.11.13
w.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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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느린 동작으로 문을 열었다. 몇 걸음 걸어가 코를 골아대며 잠든 남자를 내려다 본다. 무심한 태도로 손을 뻗어 남자를 거칠게 깨웠다. 덜 깬 상태의 남자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멱살을 잡아챈다. 버둥거리며 켁켁 숨을 내뱉는 한심한 모습을 보며 실소를 흘린다. 지금 이 순간 한치의 시간도 낭비 할 수 없다. 멱살을 여전히 잡은 채 정색한다.
" 안녕히 주무셨나요, 삼촌? "
마치 오랜만에 본 친척에게 안부를 묻는 듯 한 나긋나긋한 어투의 인사는 지금 흐르는 분위기와는 심히 모순적이었다. 불안에 떨리는 동공을 보며 또다시 의미없이 웃음을 흘렸다. 낮에 그 당당하시던 모습은 어디로 가신 걸까요. 삼촌. 한심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떠밀듯이 멱살을 놓아버린다. 손을 툭툭 털고서 반쯤 열린 창문으로 시선을 돌린다. 창가로 걸어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숨을 들이쉬다가 멈춘다. 천천히 몸을 돌려 경계를 하는 이를 응시한다.
" 저한테..."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삼촌?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이며 물었다. 충격 받은 듯한 얼굴이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올린다. 부정하고 싶은 건가. 느리게 눈을 깜빡이고선 아무 일 없었던 것 마냥 침실을 나왔다. 죽여야 했는데... 중얼거리며 손목을 빙글빙글 돌린다. 확실히 아직 힘이 부족하긴 하다. 하지만 이미 이 방법은 들킨 것이나 다름 없으니 다른 걸 구상해야 한다. 부엌으로 가 유리컵을 집어 물을 채운다. 얼음마냥 차가운 물을 들이키니 정신이 확 드는 기분이다. 다음번은 연민이고 뭐고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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