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배가 고파서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하기엔 시간이 잘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 밖을 나선 느린 걸음이 큰 길로 들어서면서 차츰 멈춰서기 시작했다. 저기는 너무 자주 가서 질린다, 저기는 맛은 있지만 자리가 좁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방황하던 걸음은 결국 인근의 빵 집으로 향했다. 달칵, 문이 열리자 작게 울리는 종소리에 빵을 진열하던 직원과의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같은 인사를 주고받으며 쟁반을 집었다. 언제 먹을지 모를 빵이라도 사두면 좋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배고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어보이는 빵 사이를 돌아다니며 새로 나온 빵 하나와 샌드위치를 집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며 샌드위치 포장을 뜯었다. 편의점의 샌드위치와 비슷하겠지만 빵 집에서 샀다는 생각이 일종의 만족스러운 기분을 주었다. 한 입 크게 씹어 먹으며 집으로 돌아갈까 하던 생각이 들었지만, 기왕 나온 김에 바로 들어가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 방향으로 걸어서 크게 한 바퀴 돌아갈 생각으로 모퉁이를 도는데, 급하게 달려가는 사람이 튀어 나와서 부딫칠 뻔 했다. 빵을 떨어뜨리진 않았지만 샌드위치의 소스가 조금 튀어서 좋던 기분도 더러워진다. 쓸데없이 나돌아 다닐 생각을 했더니 세탁물만 늘리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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