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글연성/메이플스토리 연성
[메이플/군단장/반레온] 무제.
카일렌
2017. 7. 26.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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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정녕 꿈이었을까.
꿈이라기에는 너무나 슬프고, 참혹하며 , 잔인했던 꿈. 꿈을 꾸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욱 현실과 분간할수 없을정도로 생생하던 꿈. 가슴이 시리도록 슬프던 꿈.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게 만들던 꿈. 정녕 한낱 꿈이었다면 꿈에서 깨어난 지금, 어찌하여 여전히 꿈속을 헤메는 기분인 것인가. 문득 거울을 보았다. 미친듯이 흐르던 눈물에 헛웃음이 나온다. 그러던 도중 거울옆 초상화에 눈길이 간다.
" 이피아-.."
이 세상에 더이상 존재하지 못하는 그녀의 이름을 나직히 읋조려 본다. 그때였다. -끼익, 문이 조금 열리며 루덴이 들어와 가볍게 머리를 숙여 인사한다.
" 반 레온 님. 슬퍼하지 마십시오. 이피아 왕비님께서는 반 레온 님께서 슬픔에 잠겨있는 모습을 좋아하시지 않으실겁니다."
" ...알겠네. 루덴. 가지, 밀린 업무들이 많을것 같군."
반 레온은 무거운 손을 들어 몇번 느릿하게 휙휙 흔들며 루덴을 앞서 걸었다. 뒤에서 느껴지는 루덴의 걱정스런 시선을 외면한채로.
멍하니 서있던 그가 문득 정신을 차리자니 루덴의 부름이 들려온다. 그제서야 주변을 돌아보니 어느샌가 발길은 그를 하얀 장미가 활짝 핀 정원으로 데려다 놓았다. 흰 장미에 시선을 두자마자 이내 지독한 슬픔이 몰려온다. 입술을 물어뜯으며 느릿하게, 아주 느릿하게 무릎을 꿇고는 유독 아름다운 하얀 장미 한 송이를, 그녀를 닮아 아름다운 그 장미를 꺾어 든다 . 장미를 손에 쥔채로 루덴을 지나쳐 그녀의 무덤가로 걸어간다. 그리곤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나 이내 눈가에선 눈물이 흘러내린다. 이피아...사랑하는....사랑했던 내 연인..나의 왕비... 천천히 꽃을 그녀의 무덤가에 살짝 내려놓는다.
몸을돌려 성안으로 걸어가면서도 몇번이나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를 다시...구할 기회가 올수 있을까.
후회하더라도 다시는 돌이킬수없는 , 운명이란 그런것이다. 행복의 끝에는 가까운 비극이 있다. 누구도 피해갈수없는 슬픈, 가슴아픈 비극이.
성내로 들어와 나 자신도 모르게 명령을 내린다.
" 장미가 활짝 핀 저 정원의 문을 닫아걸어 잠궈라. 두번 다시, 나도, 어느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
그렇게 말하고서는 떨리는 발걸음을 안으로 들인다. 더 이상 추억에 사로잡혀 있을수는 없다.
[ 이피아. 그대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악마와 손이라도 잡을수 있소. ]
창 밖을 노려보는 눈동자에는 오직 살기만이 가득했다. 사자왕 반 레온. 그렇게 그는 언젠가 먼 미래에 후회할 길로 접어드는 순간이었다.
곁에서 이피아의 영혼이 그를 걱정하며 맴도는 것을 모른채로.